3D 스캔 기술로 인류 역사 연구 – 고생물학자와의 인터뷰

최근 고생물학 분야의 획기적 발견과 새로운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요? 인류의 역사에 대한 우리들의 시각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다 줄 연구에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3D 스캔 기술은 어떤 방식으로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Artec Group의 CEO인 아르촘 유킨(Artem Yukhin)은 Artec의 Eva 및 Spider 제품을 통해 케냐의 투르카나 호(Lake Turkana) 분지에서 발굴한 선사 시대 동물 및 영장류 화석을 스캔한다는 저명한 고생물학자 루이스 리키(Louise Leakey)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궁금증들을 해소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먼저 리키 씨를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고 설렙니다.

A: 저 역시 그렇습니다. 현대 기술을 통해 오래 된 화석을 스캔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거든요.

Q: 감사합니다. 리키 씨 가족은 대대로 인류학을 연구해왔던데요? 할아버지 루이스 리키(Louis Leakey), 할버니, 아버지, 그리고 리키 씨 까지도요. 화석인류학에 대한 열정이 어떻게 대대로 이어지게 되었나요?

A: 제 조부모님이 탄자니아의 올두바이(Olduvai)에서 1930년쯤부터 연구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당시엔 아프리카에서 인류의 기원에 대한 증거를 찾으리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죠. 조부모님들이 OH5라는 두개골을 발굴하자 비로소 아프리카 지역이 화석인류학의 주요 지역으로 고려되기 시작했어요. 그 즈음 저의 아버지와 큰아버지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올두바이에 있었고, 자연히 화석에 대하여 배울 수 있었어요. 부모님이 투르카나에서 연구를 시작했을 때에도 저 역시 발굴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연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아이들은 땅에서 무언가를 찾아낸다는 걸 좋아하고, 어른들보다 키가 작아서 땅에 더 가깝기 때문에 잘 찾는 법이죠.

Q: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첫 발견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일곱 살 때 처음으로 발견한 1천 7백만년 전 유인원의 치아라고 생각해요. 처음엔 사실 유인원의 이빨인 줄도, 얼마나 중요한 화석인 줄도 모르고 그냥 집어 들었죠. 그리고는 부모님께 “이것 봐요, 이빨이에요. 이거 좋은 거에요?”라고 물었더니, “이야, 대체 어디서 찾아낸 거니?”라며 놀라셨죠.

Q: 과학적으로 가장 어떤 발견이 가장 중요했다고 보시나요?

A: 발굴한 화석들 중 가장 설레었던 건 탄자니아에서 350만년 전 만들어진 화석 발자국인 것 같아요. 오랜 기간 동안 이 화석은 두 발로 보행했다는 증거들 중 가장 오래된 것이었죠. 약 25m 길이의 이 발자국 길은 화산재에 덮인 후 굳어진 화석으로, 마치 과거를 스냅샷으로 찍은 것처럼 보존되어 있었어요. 투르카나 호 서쪽 유역에서 160만년 전 소년의 온전한 두개골을 발견한 것도 중요한 발견이라고 보고 있어요. 소년의 뼈가 온전히 유지되어 있고 동물에 의해 훼손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 소년은 분명 늪으로 빠졌을 거예요. 우리가 발견하는 화석들은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찾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Q: 그렇다면 일부분만의 화석으로 어떻게 그 생물이 같은 종(種)에 속한다고 정의하나요?

A: 예를 들어, 만약 다른 종류의 족골(足骨)들이 있다면, 그 화석들의 질감과 색이 동일한 경우, 그리고 화석들이 좁은 지역 내에서 발굴된 경우에는 동일 개체라고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하지만 측정 자료가 정확히 들어맞는 것으로 판명되지 않는다면 100% 동일 개체라고 확신할 순 없지요. 우린 이러한 화석들을 연대기 측정이 가능한 실제 화산재 층에 대입 비교해서 얼마나 오래 된 화석인지 측정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린 지질학자들과도 함께 연구하고 있어요.

Q: 인류화석학 분야의 새로운 도전 과제나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최근 유전학의 발전으로 상당히 흥미로워요. 지금으로부터 20만년 전까지에 대해 매우 자세히 이해할 수 있고, 각종 유전인자들을 통해서 인류의 조상이 되는 가장 최근 영장류가 아프리카 등지 및 전 세계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실제로 이해할 수 있어요.

Q: 네, 유전학은 정말 흥미롭고,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학문이지요. 그렇다면 인류화석학 분야에 대한 문제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인류화석학에서는 더 많은 화석들을 찾아내어 과거 실재했다고 확인된 종들에 대한 표본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영장류 화석의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인류의 기원이 되는 종들의 화석은 전체 발견되는 화석들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영장류보다는 돼지, 말, 코끼리, 설치류 등과 더불어 영장류와 동시대에 공존했던 기타 다른 종류의 화석들이 더 많이 발굴되죠.

Q: 인류 기원론의 이해에 동물 화석이 많은 도움이 되었나요?

A: 물론이에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죠.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영양이 서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그 곳이 어떠한 서식지였는지 알 수 있어요.

Q: 케냐의 쿠비 포라(Koobi Fora)에서 발굴되었다는 이 거북, 코끼리, 악어 화석들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나요?

A: 그 화석들은 정말 훌륭한 상태로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요. 이 악어 골격은 현재 발굴된 화석들 중 온전한 골격이 보존된 유일한 악어 화석이에요.

Q: 그게 여기 있는 이 악어 화석이죠? 루시(Lucy)라고 불리는 온전한 형태의 영장류 화석처럼요?

A: 이 악어는 그 루시처럼 온전한 악어 화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우리는 루시가 속한 동일한 종의 다른 개체 일부를 따로 발굴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도 동일한 종의 다른 부위 일부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도 루시는 현재 가장 완벽한 형태를 지닌 인류 화석이죠.

이 악어 화석의 경우, 크기가 너무 커서 옮기기 어려웠기 때문에 발굴 현장에 그대로 남겨지게 되었고, 따라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손상이 있었어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런 화석들을 스캔 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복제본을 만들어 두거나 기록을 해놓지 않으면 그대로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 코끼리 화석, 거북 화석 역시 가장 온전한 상태로 보존된 유일한 화석들이지만 현장에 그대로 두면 형태를 잃기 쉽죠.

Q: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화석이 어떻게 수십 년 간 발굴현장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나요?

A: 이 화석들이 1970년 후반 발견되었을 당시, 모든 화석을 나이로비(Nairobi)로 가져와야 했는데 발견 당시의 온전한 상태로 나이로비에 가져가기란 불가능했을 거에요. 그래서 발굴 현장에 그대로 보존되어야 했고, 그 때문에 발굴현장 전시를 통해 일반인들이 직접 현장에 가서 볼 수 있도록 한 거에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현장의 건물들의 유지보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화석도 제대로 보존되지 않았으며 해당 화석의 관리를 담당하는 박물관도 보존에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 때문에 저는 화석에 대한 기록이나 컴퓨터 기록에 유달리 신경을 쓰는 편이죠.

Q: 화석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았기 때문에 놓쳐버린 정보가 많나요?

A: 그렇습니다.

Q: 악어 화석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계획은 있나요?

A: 저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3D 복제본을 만들 수 있도록 화석을 정확히 스캔한 후 3D 프린터로 복제본을 만들어서 연구실에 설치하면 되겠지요. 그리고 화석 원본을 복구하여, TBI(Turkana Basin Institute, 투르카나 분지 연구소)와 같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곳에 전달해주면 화석은 깨끗이 유지되고 제대로 보존되어 연구가 가능하겠죠. 지금 우리는 복제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박물관 측에서 화석을 옮기는 걸 허가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Q: 잘 알겠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다음 질문 역시 TBI에 관한 것인데요, TBI는 어떻게 설립되었나요? 그리고 ‘African Fossils(아프리카 화석)’이라는 단체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African Fossils는 어떤 단체이며 연구자들을 어떻게 지원하나요?

A: 우선 TBI에 대해서 먼저 설명 드릴게요. 과거 투르카나 호에서 발굴 작업을 할 때, 배로 3.5일 가량을 이동해야 했고 발굴에 필요한 장비는 나이로비 시에서 조달했죠. 그래서 케냐 북부에 연구소 건물을 짓기로 했어요. 연구소를 짓기 위해 뉴욕의 스토니 브룩 재단(Stony Brook Foundation)의 도움을 통해 사설 기금 마련 운동을 했지요. TBI의 설립으로 인해 발굴된 화석은 현장에 가까운 연구소에 그대로 보관되었어요. 물론 화석은 케냐의 국가 소유이지만 케냐 북부 지역 근교 관계자들은 전시실을 방문해서 화석을 볼 수 있게 되었죠. 우리 발굴 현장은 투르카나 호 서쪽과 동쪽에 두 군데가 있어요. 그래서 기후변화, 벌, 곤충, 어류, 화석,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연구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African Fossils는, 일반인들에게 인류의 기원에 대한 교육을 더 많이 제공하고 다시금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제 생각에서 나온 거예요. 오늘날 다양한 스캔 파일이나 3D 모형을 공유하는 등의 디지털 기술은 관찰에 훌륭한 도구에요. 화면에서 회전시켜 본다든지, 다운로드 받아서 프린트를 하는 등의 흥미로운 방식으로 관찰할 수 있죠. 따라서 이 외진 지역에 보존된 화석 컬렉션을 컴퓨터 스캔 기록으로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더욱 자세히 살펴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Autodesk 소프트웨어로 사진 측량 기법을 사용해서 영장류의 골격 몇 개에 대한 3D 원본 모델을 만들었고 웹사이트에 게재했어요. 이 웹사이트는 가상 실험실과 같이 사람들이 현장에 있는 것처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했죠. 실제로 복도를 따라 걸어가서 선반을 열어 화석을 직접 보는듯한 느낌이 나도록 만들고 싶었어요.